가을 자전거 옷차림

가을은 자전거 타기 가장 좋은 계절이면서 옷 입기가 가장 어려운 계절이다. 아침에 십 도, 낮에 이십오 도까지 올라가는 날이 흔하다. 아침 기준으로 입으면 낮에 덥고 낮 기준으로 입으면 출발할 때 손이 시리다.

겹쳐 입기가 답이다

두꺼운 옷 하나보다 얇은 옷 세 겹이 낫다. 안쪽에는 땀을 빨리 마르게 하는 기능성 셔츠, 가운데는 얇은 긴팔, 바깥에는 접으면 주머니에 들어가는 바람막이를 입는다. 더워지면 바람막이를 벗어 가방에 넣고, 언덕을 내려갈 때 다시 입는다. 면 티셔츠는 땀을 머금은 채 마르지 않아 오히려 체온을 뺏으니 피한다.

손과 귀가 먼저 시리다

자전거는 달리는 속도만큼 바람을 맞는다. 기온이 십오 도라도 시속 이십 킬로미터로 달리면 체감은 십 도 아래다. 몸통은 페달을 밟으면 금방 더워지지만 손과 귀는 계속 노출된다. 얇은 장갑과 귀를 덮는 헤어밴드 하나면 가을 라이딩의 불편이 대부분 사라진다.

해가 짧아지는 것을 계산한다

구월 중순이면 일곱 시 전에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시월이면 여섯 시면 어둡다. 퇴근길에 조명 없이 달리는 것은 위험하다. 전조등은 앞을 보기 위해, 후미등은 뒤차에게 보이기 위해 켠다. 밝은색 옷이나 반사 소재가 붙은 가방도 도움이 된다.

낙엽과 젖은 노면

가을 하천변 자전거 도로는 낙엽이 쌓인다. 젖은 낙엽은 얼음만큼 미끄럽고 특히 코너에서 위험하다. 낙엽이 많은 구간에서는 속도를 줄이고 몸을 세운 채 지나간다. 아침 이슬에 젖은 나무 데크와 맨홀 뚜껑도 같은 이유로 조심한다.

비 오는 날과 그 다음 날

가을비가 내리면 자전거는 쉬는 편이 낫다. 브레이크가 젖으면 제동 거리가 두 배 가까이 늘고, 안경이나 헬멧 챙에 물이 맺혀 시야가 나빠진다. 차에서 자전거를 보기도 어려워진다.

비가 그친 다음 날도 주의한다. 하천변 도로에는 물이 고이고 흙이 쓸려 와 미끄럽다. 무엇보다 비를 맞은 자전거는 체인과 브레이크에 물이 남아 녹이 슬기 시작하므로, 돌아온 날 마른 헝겊으로 한 번 닦고 체인에 기름을 다시 넣어 준다. 이 십 분이 부품 수명을 크게 늘린다.

장갑은 겨울용을 미리 사 두지 않아도 된다. 십 도 안팎에서는 얇은 면장갑이나 스마트폰이 되는 터치 장갑으로 충분하고, 영하로 내려가는 십이월부터 두꺼운 것을 쓰면 된다. 오히려 가을에 두꺼운 장갑을 끼면 손에 땀이 차서 더 시리다. 계절이 넘어가는 시기에는 얇은 것 하나를 늘 가방에 넣어 다니는 편이 실용적이다.

옷과 조명만 준비하면 가을은 일 년 중 자전거가 가장 즐거운 때다. 앞 글에서 정한 경로를 이 계절에 다시 달려 보면 다르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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