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전거로 출퇴근해 보겠다고 마음먹으면 대개 자전거부터 알아본다. 그런데 몇 주 타 보고 그만두는 사람 대부분은 자전거가 문제가 아니라 경로와 준비가 맞지 않아서 포기한다. 자전거를 사기 전에 정해야 할 것이 세 가지 있다.
경로를 먼저 걸어 보거나 지도로 확인한다
지도 앱의 자전거 길 안내를 켜고 집에서 회사까지 경로를 본다. 중요한 것은 거리가 아니라 큰길을 몇 번 건너는지, 자전거 도로가 끊기는 구간이 있는지다. 편도 십 킬로미터라도 하천변으로 이어지면 편하고, 오 킬로미터라도 차도를 계속 달려야 하면 부담이 크다. 주말에 한 번 실제로 타 보면 예상 시간과 위험한 구간이 정확히 보인다.
도착해서 씻을 수 있는지 확인한다
여름철 편도 삼십 분이면 땀이 난다. 회사에 샤워 시설이 있는지, 없다면 물수건과 갈아입을 옷으로 해결할 수 있는 거리인지 판단해야 한다. 이 부분을 무시하고 시작하면 더워지는 오뉴월에 자연스럽게 그만두게 된다. 갈아입을 옷을 회사에 두고 다니는 것도 방법이다.
자전거를 어디에 세울지 정한다
집과 회사 양쪽에 자전거를 둘 자리가 있어야 한다. 실외에 세운다면 도난 위험이 있으니 잠금장치를 두 개 쓰고, 프레임과 바퀴를 고정된 구조물에 함께 묶는다. 아파트 자전거 보관소는 지정 자리가 필요한 곳도 있으니 미리 확인한다.
그다음이 자전거
경로가 평지에 짧으면 생활자전거로 충분하다. 오르막이 많거나 편도 십 킬로미터가 넘으면 기어가 있는 하이브리드가 편하다. 처음부터 비싼 자전거를 사기보다 중고나 보급형으로 두 달 타 보고 계속할지 정하는 편이 낫다. 헬멧과 전조등, 후미등은 자전거보다 먼저 준비한다.
두 주만 시험해 본다
처음부터 매일 타겠다고 정하면 비 오는 날 하루를 빠진 것만으로 흐지부지된다. 첫 두 주는 주 이삼 회만 타 보고, 그 안에서 실제 소요 시간과 도착했을 때의 몸 상태를 확인한다. 지하철로 사십 분 걸리던 길이 자전거로 삼십오 분이면 시간 손해가 없어 계속하게 되고, 한 시간이 넘으면 오래 못 간다.
날씨가 나쁜 날의 대안도 미리 정해 둔다. 비가 오면 대중교통을 타고 자전거는 회사에 두고 오는 식이다. 자전거를 두고 갈 자리가 없다면 아침 예보를 보고 그날 탈지 정한다. 대안이 있으면 하루 빠져도 습관이 끊기지 않는다.
예산을 미리 정해 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자전거와 헬멧, 조명, 잠금장치까지 합쳐 삼십만 원 안팎이면 출퇴근용으로 충분한 구성이 나온다. 여기서 더 쓰는 돈은 무게를 줄이거나 부품 등급을 올리는 데 들어가는데, 편도 십 킬로미터 이하에서는 체감이 크지 않다. 자전거를 계속 타게 될지 확신이 없을 때 큰돈을 들이면 그 부담이 오히려 발을 무겁게 만든다.
세 가지가 정리되면 자전거는 그 안에서 고르면 된다. 다음 글에서는 계절별로 달라지는 준비물을 다루겠다.